LG 휘센 2in1 에어컨 냄새 때문에 결국 불렀는데…

곰팡이 냄새가 슬슬 올라오기 시작했다

작년 여름도 꽤 더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또 역대급 폭염이 온다나 뭐라나. 6월이 되자마자 에어컨을 슬슬 틀기 시작했다. 우리집 에어컨은 LG 휘센 2in1 모델인데, 거실 스탠드형이랑 안방 벽걸이형이 같이 연결되어 있는 거다. 한 3년 정도 썼는데, 재작년까지만 해도 그냥 시원하기만 했지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작년 여름 막바지부터였을까. 에어컨을 켰을 때 잠깐씩 꿉꿉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곰팡이 냄새 같기도 하고, 뭐랄까, 좀 시큼한 냄새도 섞인 듯한 그런. 처음에는 환기가 덜 됐나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창문 열고 한참 있다가 다시 켜면 괜찮아지는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결국 올해 6월, 냄새가 훨씬 심해져서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간단하겠지’ 했던 첫 시도, 내 착각이었다

원래 뭐든 혼자 해보려는 성격이라, 일단 에어컨 청소를 검색해 봤다. 인터넷에 ‘에어컨 필터 청소’라고 치면 영상이랑 글이 정말 많이 나온다. ‘어, 이거 그냥 필터만 빼서 씻으면 되는 거 아냐?’ 싶었다. LG 휘센 에어컨 덮개를 열고 필터를 뺐는데, 와우. 먼지가 정말 두껍게 쌓여 있더라. 이걸 보고 ‘아, 진작 좀 할 걸’ 하는 후회와 함께, 이것만 깨끗하게 씻으면 냄새가 사라질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이 들었다. 화장실에서 솔로 박박 문질러서 말리고 다시 끼웠다. 그리고 에어컨을 켰다. 처음에는 좀 나아진 것 같았다. ‘역시! 내가 해냈군!’ 하고 뿌듯해하는 것도 잠시, 한 30분 정도 틀었을까. 다시 그 꿉꿉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거다. 필터 문제가 아니었다. 검색해보니 에어컨 내부에 있는 냉각핀이나 송풍구에 곰팡이가 피어 있으면 답이 없다는 글들이 보였다. 겉으로 보이는 필터만 청소하는 건 그냥 먼지 제거 수준이었다니, 그때 살짝 배신감이 들었다.

결국 업체 부르기로 마음먹기까지

냄새는 갈수록 심해지고, 에어컨을 틀기가 점점 싫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에어컨을 잠깐이라도 켜지 않으면 너무 더운데, 켜자마자 나는 냄새 때문에 잠이 다 깨는 기분이었다. 결국 전문 청소 업체를 부르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어떤 업체를 부르느냐였다.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고, 그렇다고 아무데나 부르기도 좀 그렇고. 인터넷에서 몇 군데 찾아봤다. 후기도 읽어보고, 가격도 비교해봤다. 2in1 에어컨 청소는 생각보다 가격대가 꽤 나갔다. 벽걸이 에어컨 하나 청소하는 건 한 10만원대 초반이면 되는 것 같은데, 우리집처럼 스탠드랑 벽걸이가 같이 있는 2in1은 보통 20만원대 초반을 부르더라. 대략 22만원 정도. ‘이 돈을 주고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또 며칠을 망설였다. 하지만 냄새 때문에 더는 못 버티겠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결국 괜찮아 보이는 한 업체를 골라 예약했다. 예약하고 방문까지 거의 2주 정도 기다려야 했다. 성수기라 그런지 일정이 꽉 차 있다고 했다. 2주 내내 냄새나는 에어컨을 켜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아찔했다.

오셨는데, 생각보다 복잡했던 우리집 에어컨

약속한 날, 기사님 두 분이 오셨다. 오시자마자 보양 작업부터 시작하시더라. 에어컨 주변에 비닐 같은 걸로 벽이랑 바닥을 다 감쌌다. 와, 정말 꼼꼼하게 하시는구나 싶었다. 스탠드 에어컨을 분해하는데 부품이 정말 많았다. 송풍구 날개부터 시작해서 안에 있는 부품들을 하나하나 다 빼내시는데, 내가 만약 혼자 하려고 했다면 다시 조립도 못 했을 것 같았다. 냉각핀을 보는데, 정말 시커멓게 곰팡이가 슬어 있었다. 내가 필터만 닦았던 게 정말 무의미했다는 걸 그제야 다시 깨달았다. 안방 벽걸이 에어컨도 마찬가지였다. 스탠드보다는 구조가 간단해 보였지만, 그래도 분해하고 고압 세척기를 가져와서 뿌리고 하는 과정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검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걸 보면서 그동안 저걸 마셨다는 생각에 좀 섬뜩했다. 청소는 대략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꽤 긴 시간이었다. 마지막에는 피톤치드 같은 것도 뿌려주고, 건조도 시켜주셨다. 기사님이 가시고 난 후 에어컨을 켰는데, 와, 정말 냄새가 싹 사라졌다. 그리고 뭔가 공기 자체도 훨씬 맑고 시원해진 느낌이었다. 22만원이라는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 후 시원함과 함께 남은 묘한 기분

청소 후 한 달 정도 지났다. 에어컨은 이제 냄새 없이 아주 잘 나온다. 공기가 다르다는 걸 확실히 느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기분이 남아있다. 2년에 한 번 정도는 청소를 해야 한다고 하던데, 그럼 또 그 돈을 내고 불러야 한다는 거잖아? 솔직히 2년에 22만원이면 적지 않은 돈이다. 그렇다고 내가 직접 할 수도 없고. 물론 깨끗해진 에어컨 바람을 쐴 때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 주기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매번 이렇게 큰돈을 쓰는 게 맞는지 아직도 좀 고민된다. 다음번엔 과연 또 이 업체를 부를지, 아니면 다른 더 저렴한 곳을 찾아볼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참고 쓰다 또 극한의 상황에서 부르게 될지, 정답을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내년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작년처럼 늦게 청소하지 말고, 그냥 여름 오기 전에 미리미리 예약하는 게 낫다는 건 배웠다. 올해는 어쨌든 쾌적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지만, 내년에는 또 어떤 문제가 생길지, 이 냄새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지는 않을지 약간의 불안감도 있다. 그냥 한 번 청소하면 영구적으로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비현실적인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에어컨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관리가 많이 필요한 가전이었나 싶기도 하고, 필터만 슥슥 닦으면 된다던 초반의 내 생각이 너무 순진했던 건지. 아니면 내가 유독 곰팡이 냄새에 예민한 건지, 아직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냥 시원한 바람을 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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