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불러 벽걸이 에어컨 청소, 그래도 뭔가 좀 아쉬웠던 기억

초여름, 에어컨 냄새에 슬쩍 겁을 먹다

올해는 5월부터 좀 일렀던 것 같아요. 평소보다 빠르게 찾아온 초여름 날씨에 슬슬 에어컨을 틀었는데, 으레 그렇듯 퀴퀴한 냄새가 먼저 반겨주더라고요. 작년에는 대충 필터만 닦고 넘겼던 것 같은데, 올해는 좀 심하다 싶었어요. 괜히 이거 틀었다가 건강에 안 좋은 거 아니야, 하는 막연한 걱정이 들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매번 그렇듯 일단 유튜브를 켰습니다. ‘벽걸이 에어컨 셀프 청소’ 이런 키워드로요. 뭐 보면 항상 쉬워 보이잖아요? ‘나도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자신감이 슬그머니 올라왔어요.

유튜브만 믿었던 셀프 청소의 허무함

영상 속 사람들은 뚝딱뚝딱 나사를 풀고 부품을 분리하더군요. 저도 드라이버를 들고 에어컨 앞을 서성였습니다. 필터는 역시나 시커멓더라고요.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 말리는 건 일도 아니었죠.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필터를 빼고 안쪽을 들여다보니, 맙소사. 곰팡이가 검은 점처럼 숭숭 박혀있는 겁니다. 특히 바람이 나오는 팬 부분은 거의 검은색에 가까웠어요. 분해하는 영상처럼 송풍구 커버를 벗겨내려고 애썼는데, 이게 나사도 쉽게 안 보이고 플라스틱이 부러질까 봐 조마조마하더군요. 결국 어설프게 전용 세정제를 뿌려보고 칫솔로 문지르다가, 세정제 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서 걸레만 몇 장 쓰고 끝났어요. 냄새도 묘하게 섞여서 더 이상해진 것 같고, 시간만 허비하고 괜히 더 지저분해진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업체를 찾아 헤맨 시간들

그날 저녁엔 깨끗한 에어컨 바람은커녕 곰팡이 냄새만 가득한 것 같아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결국 ‘내 손으론 안 된다’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전문 업체를 부르기로 마음먹었죠. 검색을 해보니 업체가 정말 많더라고요. 벽걸이 에어컨 청소는 대충 5만 원 후반에서 8만 원대 정도 하는 것 같았어요. 어떤 곳은 너무 싸서 왠지 불신이 가고, 어떤 곳은 너무 비싸서 망설여지고요. 몇 군데 전화해서 가격이랑 예약 가능한 날짜를 물어봤습니다. 다들 주말은 이미 다 찼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평일 저녁 시간대로 겨우 예약할 수 있었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저녁 7시가 넘는데, 기사님이 오시면 대충 한두 시간은 걸릴 테니 그날 저녁은 아무것도 못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작업 현장, 생각보다 우당탕탕

예약한 날 기사님이 오셨는데, 장비가 엄청 많더라고요. 에어컨에 비닐을 둘러싸고, 압력 세척기로 칙칙 물을 뿌려가며 닦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집 거실이 엄청 넓은 편은 아니라, 작업 공간이 좀 협소한데도 기사님은 묵묵히 일을 하셨어요. 물론 투덜대진 않으셨지만, 좁은 공간에서 큰 장비를 쓰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시는 게 힘들어 보이긴 했습니다. 청소하는 동안 거실 한쪽이 약간 물바다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비닐로 막아두긴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괜히 옆에서 물통 치우고, 휴지 준비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청소 시간은 대략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나중에 보니 벽에 물 얼룩이 조금 남아있었고, 직접 닦아보니 검은 곰팡이 찌꺼기 같은 게 묻어나는 걸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와, 이게 다 에어컨 안에 있던 거구나’ 하고요.

그래도 청소 후, 왠지 모를 찝찝함

청소가 끝나고 에어컨을 켰더니 확실히 냄새는 많이 줄어들었어요. 전보다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완전히 새것처럼 깨끗해진 건 아닌 것 같은 묘한 찝찝함이 남아있었습니다. 구석구석 손이 안 닿는 곳은 여전히 좀 남아있는 느낌? 이걸 이 돈 주고 한 건데, 이 정도면 괜찮은 건가? 아니면 혹시 내가 더 비싼 업체를 불렀어야 했나? 하는 생각들이 들었어요. 사실 셀프 청소와 전문 업체 청소 사이에 어느 정도의 갭이 있는 건지 체감하기가 어렵잖아요. 다음에 또 청소할 때쯤 되면 또 어디에 맡겨야 할지, 아니면 다시 셀프 청소를 시도해 봐야 할지 고민할 것 같습니다. 가전제품 하나 관리하는 게 이렇게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인 줄은 정말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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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비닐을 둘러싸고 물을 뿌리는 방식이 좀 아까운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보니, 습기 제거에 집중된 건전기 청소기 같은 걸 활용하면 더 깔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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