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고 나서 에어컨 설치 기사님 기다리던 며칠

이삿날에 에어컨 설치가 안 된다는 청천벽력

이사를 하고 나서 제일 먼저 당황했던 게 에어컨이었다. 당연히 이삿짐 센터에서 다 옮겨주면 그날 바로 시원하게 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요즘은 다들 ‘에어컨 설치는 별도’라고 하더라. 급하게 대구에어컨설치 업체를 찾았는데, 당장 내일은 예약이 꽉 찼다고 해서 3일 정도는 땀을 뻘뻘 흘리며 지내야 했다. 짐 정리도 덜 된 집에서 선풍기 하나로 버티려니, 창문 밖으로 보이는 여름 공기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예전에 친구가 에어컨 이전설치 비용 때문에 고민하던 게 떠올랐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일단 ‘와서 설치를 해주는가’가 더 큰 문제였다.

2in1 에어컨 배관의 묘한 골칫거리

드디어 기사님이 오셨는데, 거실 스탠드랑 안방 벽걸이를 연결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예전에 쓰던 LG휘센에어컨을 가져왔는데, 이게 배수관 처리가 좀 골치 아팠다. 기사님이 벽을 뚫어야 하네 마네 하시면서 타공 위치를 보는데, 나로서는 어디가 좋은지 알 길이 없으니 그저 ‘알아서 잘 해주세요’라고만 했다. 스탠드는 금방 끝났는데 벽걸이 쪽 배수관이랑 전원 선이 복잡하게 얽히는 걸 보니 저게 다 돈이구나 싶었다. 2in1 모델은 배관이 두 개로 나뉘어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설치비가 생각보다 훅 올라갔다. 거의 20만 원 중반대까지 나왔던 것 같은데, 기기값은 둘째치고 이 설치비가 매번 사람을 고민하게 만든다.

설치하고 나서도 찜찜한 기분

설치를 다 마치고 찬 바람이 씽씽 나오긴 하는데, 묘하게 실외기 쪽 소음이 이전 집보다 크게 들리는 것 같다. 기사님은 원래 베란다 구조상 울림이 있을 수 있다고 하시는데, 이게 정말 그런 건지 아니면 설치가 아주 조금 수평이 안 맞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며칠 지나면 적응되겠지 싶다가도 밤에 조용할 때 ‘웅-‘ 하는 소리가 들리면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다시 불러서 봐달라고 하기엔, 기사님이 이미 너무 땀을 많이 흘리며 고생하셨던 게 생각나서 그냥 참고 쓰기로 했다. 이게 아마추어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

결국은 그냥 적당히 살기로 했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에어컨 없이는 정말 못 살겠다. 얼마 전에 뉴스 보니까 프랑스는 에어컨 하나 설치하는 데 천만 원씩 든다던데, 한국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건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시원한 바람이 나오니 100% 만족은 아니어도 일단은 안심이다. 어제는 더위 때문에 집에도 들어가기 싫었는데, 이제는 퇴근하고 문 열면 쾌적한 공기가 느껴져서 그 맛에 산다. 다만, 나중에 또 이사를 가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에어컨 설치 예약부터 미리미리 해둬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어차피 완벽한 설치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지금 당장 시원한 게 최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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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벽걸이 에어컨 배수관 연결하는 부분이 정말 복잡하더라구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기사님 손길이 느껴지면서 꼼꼼하게 확인하는 눈이 많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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