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에어컨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갑자기 시작된 쾌쾌한 냄새

며칠 전부터인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났다. 처음에는 옷장이나 화장실 배수구 문제인가 싶어서 며칠을 그냥 지나쳤는데,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서 에어컨을 켠 순간 확신했다. 이건 에어컨 문제였다. 오피스텔에 입주할 때부터 옵션으로 달려있던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인데, 내가 이 집에 들어온 지 벌써 1년이 넘었으니 한 번쯤 털어낼 때가 되긴 했다. 사실 입주할 때도 깨끗한 줄만 알았지, 내부 상태가 어떤지는 깊게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그냥 필터 정도만 2주에 한 번씩 꺼내서 먼지 제거하는 게 다였으니까.

업체 선정의 어려움과 비용 고민

결국 검색창에 부산 에어컨 청소 비용을 검색해 봤다. 광고가 너무 많아서 뭐가 진짜 후기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웠다. 대충 보니까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은 보통 10만 원에서 15만 원 사이로 견적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어떤 곳은 8만 원을 부르기도 하던데, 너무 싸면 또 부품을 다 분해하지 않고 그냥 겉만 닦는 거 아닌가 싶어서 불안했다. 결국 적당히 평점 무난해 보이는 곳을 골라 예약을 잡았다. 사실 삼성 케어 플러스 같은 공식 서비스 센터를 부를까도 싶었는데, 비용이 조금 더 비싸기도 하고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당장 냄새가 거슬리는데 2주 뒤에나 방문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는 바로 사설 업체를 찾게 된 거다.

분해된 내부를 보고 느낀 배신감

예약한 기사님이 오셨는데, 생각보다 젊으신 분이었다. 에어컨 본체를 하나씩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옆에서 구경하다가 깜짝 놀랐다. 겉에서 볼 때는 멀쩡해 보이던 부품들 사이사이에 검은 곰팡이가 가득했다. 송풍팬 근처는 말할 것도 없었다. 기사님이 ‘이 정도면 꽤 오래 방치된 편’이라고 한마디 하시는데 괜히 찔렸다. 내가 게을러서라기보다는 구조적으로 이게 매번 이렇게 쌓이는 게 당연하다는 뉘앙스였지만, 어쨌든 내 방 안에서 이런 공기를 마시고 살았다는 게 좀 충격이었다.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작업을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2시간은 훌쩍 넘긴 것 같다.

고압 세척기와 화장실 바닥의 비극

작업하시면서 욕실에서 부품 세척을 하시는데, 우리 집 화장실이 워낙 좁아서 물바다가 되는 걸 지켜보는 게 좀 불편했다. 고압 세척기 소리가 생각보다 너무 커서 옆집에서 항의라도 들어올까 봐 괜히 조마조마했다. 작업을 다 마치고 나서는 물기를 말려야 한다며 송풍 모드로 30분 정도 틀어놓으라고 하셨다. 기사님이 가시고 나서 보니 화장실 타일 사이에 끼어있던 검은 곰팡이까지 같이 씻겨 내려간 건 좋은데, 뒷정리를 하느라 한참을 고생했다. 깨끗해진 에어컨을 보니 마음은 편한데, 또 내년에 이걸 반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청소 직후의 애매한 만족감

청소를 마친 직후에는 냄새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아서 좋았다. 시원한 바람도 훨씬 잘 나오는 것 같고. 그런데 이게 며칠 지나니까 다시 미세하게 예전 냄새가 올라오는 기분이 든다. 기분 탓인지, 아니면 내 오피스텔 구조상 외부 습기가 계속 유입되는 건지 모르겠다. 사실 에어컨 청소를 했다고 해서 냄새가 100% 영구적으로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비용은 12만 원을 줬는데, 이게 매년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라고 생각하면 조금 아까운 느낌도 든다. 그래도 당장 퀴퀴한 공기 속에서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싶다. 다음에 또 하게 된다면 아예 일정을 잡을 때 주말보다는 평일 낮에 예약을 해서, 작업하시는 분도 좀 더 여유롭게 하실 수 있게 해드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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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화장실이 너무 좁아서 물바다가 되는 게 걱정되더라구요. 작업하시는 분도 좀 더 여유롭게 하실 수 있도록 예약 시간을 조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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