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되기 전에 끝내려고 했던 휘센 에어컨 청소

5월 말에 미리 예약했는데도 쉽지 않았다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빨리 찾아올 것 같다는 뉴스 때문인지, 5월 말부터 에어컨 청소 업체들이 바쁘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었다. 솔직히 나는 좀 만만하게 봤다. 작년 여름 끝물에 필터 청소를 대충 하고 덮어뒀으니, 전문가가 와서 한 번만 싹 훑어주면 금방 끝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대구 북구 근처 에어컨 청소 업체를 몇 군데 찾아 전화해보니, 다들 최소 2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뿐이었다. 결국 칠곡 쪽에 있는 개인 업체 하나를 겨우 잡았는데, 예약 날짜 잡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스탠드형 에어컨 뜯어보니 놀라움의 연속

기사님이 방문하신 날, 우리 집 휘센 스탠드 에어컨을 분해하기 시작하는데 옆에서 지켜보기가 좀 민망했다. 당연히 필터 정도야 먼지가 좀 있겠지 싶었지만, 내부 냉각핀과 송풍팬 쪽을 열어보니 검은 곰팡이가 꽤 껴 있었다. 기사님 말씀으로는 이게 작년 여름에 제대로 안 말리고 닫아서 생긴 거라고 한다. 5월이라 아직 날씨가 그렇게 덥지 않았는데, 뜯어놓은 부품들 사이로 꿉꿉한 냄새가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이걸 그냥 켜고 여름을 보냈으면 아마 재채기 달고 살았을 것 같다.

생각보다 긴 세척 시간과 소음 문제

청소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아파트 거실에서 진행했는데, 고압 세척기를 사용하니까 물 튀는 소리가 꽤 크게 났다. 기사님이 욕실에서 부품들을 씻어내는 동안 나는 거실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휴대폰만 만지작거렸다. 예상으로는 한 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렸다. 옆집에서 항의라도 들어오면 어쩌나 싶어서 괜히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평일 낮 시간대라 별말은 없었지만, 에어컨 청소라는 게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일치고는 꽤나 요란한 과정이라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다.

비용은 적당했나 의문이 남는다

이번에 든 비용은 스탠드 에어컨 하나 청소하는 데 12만 원 정도였다. 사실 처음에는 10만 원 안쪽을 생각했는데, 막상 물가가 다 오르니 이 정도면 평균이라는 말을 들었다. 의성이나 수성구 쪽 다른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어떤 곳은 15만 원을 부르기도 해서, 12만 원이면 그냥저냥 잘 타협한 건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게 적정한 가격인지 여전히 좀 헷갈린다. 현장에서 바로 계좌이체로 결제하고 나니 뭔가 묘한 기분이었다. 영수증을 따로 챙겨준 것도 아니고, 그냥 잘 돌아가는 것만 확인하고 기사님이 떠나시니까 이게 제대로 된 서비스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 찝찝함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

청소가 다 끝나고 시험 가동을 해보니 확실히 쾌쾌한 냄새는 덜해졌다. 기사님이 에어컨을 끄기 전에 송풍 모드로 30분 정도 더 돌려야 내부가 잘 마른다고 강조하며 몇 번이고 당부하고 가셨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벌써부터 올여름 내내 잘 관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며칠 전부터 또 습도가 올라가니 괜히 다시 곰팡이가 생기는 건 아닌가 싶어 신경이 쓰인다. 1년에 한 번씩 이렇게 큰맘 먹고 사람을 불러야 하는 게 에어컨이라는 가전의 숙명인가 싶기도 하고. 며칠 전 뉴스에서 보니 이제는 여름 필수 가전이라 예약이 밀리는 건 당연하다고 하는데, 12만 원이나 들였으니 제발 올여름 동안은 별 탈 없이 시원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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