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형 에어컨 분해하다가 나사 하나를 잃어버렸다
뜯기 전에는 그저 쉬워 보였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길래 며칠 전부터 마음을 먹었다. 작년 여름 내내 찝찝하게 썼던 안방 천장형 에어컨을 이번에는 직접 한번 닦아보겠다고 말이다. 유튜브에서 시스템 에어컨 청소 영상을 몇 번 봤는데, 그냥 커버를 열고 필터 빼고 뭐 좀 닦아내면 끝나는 것 같았다. 사실 내가 부천 에어컨 청소 업체를 찾아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런데 물어보니 1way 제품 하나 분해해서 세척하는 데 보통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를 부르더라. 거실 거랑 안방 거 두 개를 다 하면 돈이 꽤 나가니까, 이럴 바엔 내가 직접 장비를 사서 닦는 게 낫겠다는 어설픈 계산이 섰다. 그때의 나는 참 자신만만했다. 세제랑 솔, 물받이 비닐까지 해서 몇만 원이면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꼬이기 시작한 상황
막상 의자에 올라가서 나사를 풀기 시작하니 상황이 전혀 달랐다. 나사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한참을 헤맸다. 드라이버를 돌리는데 손목이 벌써 시큰거렸다. 겨우겨우 커버를 내렸는데, 안쪽 상태를 보고 정말 할 말을 잃었다. 곰팡이가 정말 시커멓게 피어있더라. 이걸 그냥 방치하고 살았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더 당황스러웠던 건 분해하는 과정이었다. 나사가 왜 이렇게 많은지. 하나를 풀면 옆에 또 하나가 나오고, 정신없이 풀다 보니 나사 하나가 바닥으로 톡 떨어졌다. 카펫 밑으로 들어갔는지 소리도 안 들리고 아무리 찾아도 안 보였다. 이 나사를 잃어버리면 나중에 커버가 덜렁거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결국 세척은 뒷전이고 나사 찾느라 30분을 더 허비했다.
세척보다 힘든 건 뒷정리였다
본격적으로 내부 열교환기랑 팬을 닦기 시작했다. 전용 세정제를 뿌리고 솔로 문지르는데, 검은 구정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보양 비닐을 제대로 붙인다고 붙였는데, 어디서 틈이 생겼는지 바닥에 물이 흥건해졌다. 이걸 닦는 게 오히려 세척보다 더 힘들었다. 시간은 벌써 2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옆에서 보던 아내가 그냥 업체 부를걸 그랬다며 핀잔을 주는데,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처음에는 이게 다 효율을 높이는 관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전문 기술 엔지니어들이 왜 그 가격을 받는지 그제야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장비도 전문적이고, 무엇보다 나사를 잃어버리지 않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기술인 것 같았다.
다 말리고 다시 조립하는데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부품들을 다 화장실로 가져가서 씻었다. 말리는 것도 일이었다. 금방 마르겠지 싶었는데 습한 날씨 탓인지 물기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결국 선풍기까지 동원해서 강제로 말렸다. 다시 조립할 때는 더 조심스러웠다. 아까 잃어버린 나사 하나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일단 비슷한 크기의 여분 나사를 어떻게 구해서 끼워 넣긴 했는데, 이게 원래 규격이 맞는지조차 확신이 없다. 대충 조립을 마치고 전원을 켰는데, 다행히 에어컨은 잘 돌아갔다. 바람에서 냄새가 덜 나는 것 같긴 한데, 기분 탓인지 아니면 정말 깨끗해진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남겨진 찝찝함과 덜 끝난 숙제
이렇게 고생해서 끝냈는데, 거실에 있는 에어컨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거실 건 안방보다 더 큰 제품인데, 내가 과연 또 이걸 직접 할 수 있을까? 증평 에어컨 청소 관련 글을 찾아보면 다들 업체 부르라고 하는 이유가 다 있었다. 이번에는 어찌어찌 버텼지만, 다음번에도 내가 또 직접 할지는 정말 의문이다. 돈을 아끼려고 시작한 일이 결과적으로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허리는 허리대로 아프고, 나사 하나 때문에 며칠째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에어컨은 돌고 있는데, 뭔가 미완성인 기분으로 여름을 시작하게 생겼다.

나사 찾으려고 30분이나 쓴 거 보면, 정말 고생했네요. 커버 안쪽 곰팡이도 끔찍하겠어요.
나사 하나 잃어버린 게 얼마나 답답할지… 꼼꼼하게 정리하는 게 진짜 기술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