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청소를 맡기고 나서 오히려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큰맘 먹고 부른 전문 업체 방문기

올해 여름은 유독 더위가 빨리 온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났다. 재작년에 이사 오면서 대충 필터만 물로 씻어 썼던 삼성 벽걸이 에어컨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가끔 에어컨을 켜면 꿉꿉한 냄새가 났는데, 이게 곰팡이 때문이라는 걸 어디선가 주워들어서 결국 큰맘 먹고 부천 쪽 에어컨 청소 업체를 불렀다. 비용은 8만 원 정도였나,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오전 10시에 오신다고 하셨는데, 실제로는 10시 30분쯤 도착하셨다. 뭐 그 정도는 늦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시자마자 능숙하게 분해를 시작하시는데, 확실히 내가 유튜브 보고 따라 하려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더라. 냉각핀에 고압 세척기 물줄기가 닿을 때마다 땟국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저걸 여태 마시고 살았나 싶어 묘한 죄책감까지 들었다.

청소 후 들리기 시작한 미세한 잡음

문제는 청소가 끝나고 기사님이 돌아가신 직후였다. 왠지 모르게 에어컨에서 예전에는 안 들리던 ‘드르륵’ 하는 소리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아주 큰 소리는 아닌데, 밤에 조용할 때 들으면 신경이 쓰일 정도였다. 한 달 전에 청소하고 나서 바로 에어컨을 틀었는데 왜 이러는지 도통 모르겠다. 청소 과정에서 분해했던 송풍팬이나 전면 판넬이 제대로 안 끼워진 건가 싶어 나도 어설프게 다시 꾹꾹 눌러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딱히 나아지는 기색이 없다. 이거 괜히 건드렸나 싶은 후회도 잠시 들었다. 그냥 냄새만 참을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다시 AS를 부르자니 또 비용이 들까 봐 망설여지는 게 사람 마음이다.

좁은 틈새 청소의 딜레마

에어컨 하단에 먼지가 자꾸 쌓이는 게 보여서 클리어파일을 잘라 틈새 가드를 만들어 끼워봤다. 살림 고수들이 쓴다는 팁인데, 막상 해보니 이게 또 만만치 않다. 냉장고 옆이랑 에어컨 사이 간격이 너무 좁아서 내 손이 들어갈 틈도 없는데, 먼지는 왜 이렇게 잘 쌓이는지. 예전에 살던 관악구 집보다 지금 구조가 훨씬 좁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어쩌다 보니 에어컨 청소 하나 때문에 에어컨 본체부터 실외기 주변까지 다 닦고 있는데, 이게 무슨 청소 릴레이도 아니고 퇴근하고 와서 계속 닦고만 있으려니 좀 허탈하다. 그래도 곰팡이 냄새는 확실히 줄었으니 다행인 걸까.

기계는 한 번 손대면 끝이 없나 보다

예전에 엘지 에어컨을 썼을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그때는 실외기 쪽 콤프레샤 문제였나, 소리가 너무 커서 기사님을 불렀는데 결국 부품 문제라 비용이 꽤 나왔던 기억이 난다. 이번 삼성 에어컨은 분해 청소만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조립이 완벽하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어디 다른 부품이 살짝 휘기라도 한 건지 알 수가 없다. 8만 원이라는 돈이 적은 돈은 아닌데, 청소 전보다 오히려 마음이 더 불편해진 상황이 좀 웃기다. 어차피 이제 에어컨 없이는 못 사는 날씨가 되어버렸으니, 며칠 더 지켜보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조심스럽게 기사님께 다시 연락을 드려봐야 할 것 같다. 근데 그분도 바쁘실 텐데 귀찮아하시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결국 불확실한 상태로 남은 여름

지금도 거실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는데, 귀를 기울이면 여전히 그 작은 소리가 들린다. 이게 팬이 돌아가면서 어디에 살짝 닿는 소리인지, 아니면 내부 모터 쪽 문제인지 전문가가 아니니 알 길은 없다. 그냥 이대로 참으면서 써야 할지, 아니면 또 시간을 내서 사람을 부를지 결정하지 못했다. 청소하면 쾌적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신경 쓸 거리가 늘어난 기분이다. 혹시 다음에 또 청소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더 꼼꼼하게 옆에서 봐두어야 할 것 같다. 당장은 이 소리에 적응하는 게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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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클리어파일로 틈새 가드를 직접 만든 거, 정말 대단하네요! 제가 가진 에어컨은 구조가 더 크고 넓어서 비슷한 시도를 해본 적이 없는데, 좁은 틈새 청소는 진짜 골치 아픈 문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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