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을 때

어느 날 갑자기 거실에 앉아 있는데 꿉꿉한 냄새가 훅 올라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분명히 괜찮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에어컨을 켰더니 그 냄새가 더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그냥 먼지 필터 정도만 빼서 물로 씻으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삼성 에어컨 모델 AF15HVZB4WK를 쓰고 있는데, 이게 2014년형인가 그래서 그런지 가끔 e461 같은 알 수 없는 에러 코드도 뜨고 말썽이다. 서비스 센터에 물어보니 필터 청소는 기본이고 차단기를 5분 정도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것까지 해보라고 하더라. 그런데도 냄새는 그대로였다.

겉만 닦아서는 안 되는 이유

셀프로 해결해보려고 분무기에 베이킹소다도 섞어보고, 시중에 파는 에어컨 탈취제도 사서 뿌려봤다. 겉면에 보이는 플라스틱 부분은 뽀득뽀득하게 닦았는데, 문제는 안쪽이었다. 스탠드형 에어컨은 구조가 복잡해서 내가 직접 분해하기엔 겁이 났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인천 남동구 근처 에어컨 청소 업체들이 꽤 많은데, 보통 2IN1 에어컨 청소 비용이 15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를 오가는 것 같았다. 대구 쪽 시세를 봐도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이 돈을 주고 부를까 말까 며칠을 고민했다. 어차피 전문가를 불러도 내부 팬 청소까지 완벽하게 될지, 아니면 또 금방 냄새가 올라올지 알 수 없으니 선뜻 예약 버튼을 누르기가 어려웠다.

직접 해볼까 고민하던 시간들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나도 전동 드라이버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했다. 실제로 나사를 풀고 커버를 살짝 열어봤는데, 내부 송풍팬에 낀 먼지를 보고 바로 포기했다. 이건 도구가 없으면 닦아낼 수준이 아니었다. 시스템 에어컨 냄새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다들 결국은 업체를 부르는 분위기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에어컨이 아예 작동하지 않거나, 실외기 쪽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비가 더 나올 것 같았다. 삼성전자에어컨 이전 설치나 수리 비용까지 생각하면, 그냥 청소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게 가장 저렴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업체 예약을 두고 망설이는 마음

예약을 하려고 하니 또 일정을 맞추는 게 문제였다. 평일 낮에는 집에 아무도 없으니 주말을 잡아야 하는데, 요즘처럼 더워지기 시작하면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어떤 곳은 너무 비싸고, 어떤 곳은 후기가 너무 안 좋아서 믿음이 안 간다. 그냥 특가로 새 제품을 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LG전자에서 요즘 가전제품 특가 행사를 많이 하길래 사이트 들어가서 7600대 한정 모델들을 한참 구경했다. 에어컨부터 세탁기까지, 세탁기 설치 비용 정도만 아껴도 에어컨 청소는 하고도 남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미 설치된 걸 뜯어내고 새로 들이는 건 일이 너무 커진다.

청소 후에도 남는 찝찝함

결국 업체를 불렀다. 오셔서 2시간 정도 땀을 흘리며 분해 세척을 해주셨는데, 까맣게 나온 구정물을 보니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 청소 직후에는 확실히 공기가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니까 또 미세하게 냄새가 올라오는 기분이다. 이게 기분 탓인지, 아니면 내 에어컨 자체가 연식이 오래되어 내부가 이미 썩어가는 건지 알 길이 없다. 청소 비용을 냈는데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 같은 이 찝찝함은 어쩔 수가 없다. 이동식 에어컨을 따로 하나 더 살까 하다가도, 결국 또 냄새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그냥 이대로 참으며 쓰고 있다. 내년 여름이 오기 전에는 또 고민하겠지. 그때는 지금보다 덜 번거로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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