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세척기 하나 넣으려다 부엌을 다 뜯어고친 이야기
천연대리석을 자른다는 게 생각보다 큰일이었다
이사 오면서 가장 고민했던 게 식기세척기였다. 12인용을 사놓고 나니 어디에 넣을지가 문제였는데, 우리 집 부엌은 하필이면 ㄱ자도 아닌 ㄷ자 형태라서 동선이 꽤나 복잡했다. 예전에는 그냥 아무 데나 넣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설치 기사님이 오시더니 천연대리석 상판이라 이거 자르다가 깨지면 책임 못 진다는 말을 하시더라. 그 소리를 듣는데 갑자기 식은땀이 났다. 대리석이 보통 비싼 게 아닌데, 만약 금이라도 가면 어쩌나 싶어서 한참을 망설였다. 결국 사설 업체까지 불러서 장을 짜고 상판을 잘라내는 리폼을 먼저 진행했다. 삼성식기세척기 설치 자체보다 이 준비 과정이 훨씬 더 머리 아팠던 것 같다. 비용도 생각보다 꽤 들어서 거의 20만 원 중후반대를 썼던 걸로 기억한다. 식기세척기 12인용 자리를 만드는 게 이렇게 거창한 공사일 줄이야.
ㄷ자 주방의 비효율적인 동선과 장 짜기
결국 인덕션 아래쪽 수납장을 뜯어내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옆에 있던 좁은 공간이었다. 인덕션받침대를 대고 위로 올리자니 높이가 안 맞고, 그렇다고 장을 통째로 갈아엎자니 견적이 계속 올라갔다. 기사님은 그냥 편하게 쓰라고 하시지만, 막상 내가 매일 요리할 생각을 하면 동선이 꼬이는 게 너무 싫었다. 결국 식기세척기 리폼 전문 업체에 맡겼는데, 이 사람들이 오자마자 먼지 날린다고 비닐 치고 난리도 아니었다.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쯤 끝났나. 소음이 진짜 장난이 아니어서 옆집 눈치 보느라 안절부절못했다. 벽지보호시트 같은 것도 제대로 안 붙이고 시작하면 먼지가 다 묻는다고 해서 내가 급하게 이것저것 챙기느라 더 정신이 없었다.
삼성식기세척기 이전설치, 생각보다 훨씬 깐깐하더라
며칠 뒤 삼성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기사님이 오셨다. 리폼해둔 자리를 보시더니 고개를 갸웃거리시더라. 장 수평이 아주 미세하게 안 맞는다는 거다. 사설 업체에서 해준 리폼이라 공식 기사님 입장에선 완벽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결국 기사님이 직접 현장에서 장 높이를 다시 조정하고, 수평계를 대가며 몇 번을 반복해서 끼워 맞췄다. 이전설치 비용도 지역마다, 거리마다 다르다는데 나는 기본 설치비에 자재비까지 합쳐서 10만 원 가까이 더 나갔다. 제품 자체는 싸게 샀다고 좋아했는데, 뒤에 붙는 이런 부대비용들을 합치니 예산이 훌쩍 넘어버렸다. 온누리상품권 환급받은 걸로 위안을 삼으려고 해도, 이미 내 통장 잔고는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에어컨 청소까지 겹치니 더 정신이 없었다
하필 식기세척기 설치하는 날, 미리 예약해둔 에어컨 청소 업체도 왔다. 거실에 짐이 한가득인데, 한쪽에서는 식기세척기 장을 자르고 다른 한쪽에서는 에어컨 필터를 뜯어내고 있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2in1 에어컨이라 안방 거까지 뜯어내느라 거실이 온통 먼지투성이가 됐다. 식기세척기 배수관 연결하느라 바닥에 누워있는 기사님과, 에어컨 냉매 점검한다고 사다리 타고 올라가 있는 기사님이랑 서로 부딪힐까 봐 내가 더 불안했다. 에어컨 청소 비용도 10만 원 후반대였는데, 가전 이동하고 설치하고 청소하고 하루에 50만 원이 그냥 날아갔다. 이게 정말 합리적인 소비였는지 가끔 누워있으면 의문이 든다.
여전히 찜찜하게 남은 마감 처리
설치는 어찌어찌 끝났는데, 식기세척기 옆면 마감이 영 찝찝하다. 인덕션받침대를 썼는데도 틈새가 아주 살짝 벌어져 있다. 사설 업체 사장님은 “이 정도면 아주 잘 나온 거예요”라고 하시는데, 눈에 계속 그 틈이 거슬린다. 나중에 이사 갈 때 원상복구 하려면 또 돈을 써야 할 텐데,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ㄷ자 주방이라 식기세척기 문을 열면 내 발에 걸리기도 하고, 동선이 생각보다 꼬여서 아직도 적응 중이다. 그냥 안 하고 살 걸 그랬나 싶다가도, 밥 먹고 나서 쌓인 그릇들을 보면 그래도 잘했다 싶다가도, 왔다 갔다 한다. 사실 나중에 더 좋은 집으로 가면 빌트인으로 깔끔하게 들어간 집으로 가고 싶다. 이런 반쯤은 억지로 맞춘 주방은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인덕션 받침대 때문에 틈새가 벌어지는 게 정말 신경 쓰이네요. 특히 밥 먹고 바로 쌓는 그릇들을 보면 더 답답할 것 같아요.
사진 보니까 진짜 정신없어 보이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벽에 못을 박는 거 완전 망설여졌어요.
천연대리석 때문에 망설이는 모습이 정말 공감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천연대리석 상판이 깨질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 이해가 되네요. 특히 12인용이라 공간 확보가 어려울 텐데, 그럴 때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