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천장형 에어컨 냄새 때문에 괜히 고생만 했다
처음에는 필터만 닦으면 다 해결될 줄 알았다
사무실에 있는 삼성 천장형 에어컨에서 며칠 전부터 쿰쿰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필터에 먼지가 껴서 그런가 싶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필터를 떼어냈다. 생각보다 먼지가 엄청나게 쌓여 있길래 물로 깨끗하게 씻어내고 잘 말려서 다시 끼웠다. 당연히 냄새가 사라질 거라 기대했는데, 한 시간쯤 지나니 다시 그 퀴퀴한 냄새가 사무실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냥 필터 청소 수준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에어컨 끄기 전에 송풍 모드로 20분씩 돌려주면 괜찮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일단 그걸 해보기로 했다. 퇴근할 때마다 송풍을 한참 돌려놓고 가는데도, 다음 날 아침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여전히 습한 냄새가 먼저 반긴다.
대구 지역 업체들을 찾아보니 가격대가 꽤 다양했다
이거 안 되겠다 싶어 전문가를 불러야 하나 고민했다. 대구 천장형 에어컨 청소 업체를 검색해 보니 정말 수많은 업체가 쏟아져 나왔다. 대충 살펴보니 1way 방식은 10만 원 초반에서 중반, 4way는 15만 원에서 20만 원을 훌쩍 넘어가기도 했다. 삼성 서비스센터 1588-3366에 문의해 볼까 하다가도, 너무 비싸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블로그에 올라온 후기들을 보는데, 다들 하나같이 ‘분해 청소’를 안 하면 소용이 없다고들 한다. 겉면 뜯어내는 게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직접 하려다가 괜히 부품 하나라도 부러뜨리면 수리비가 더 나오겠다 싶어 섣불리 손대지 않기로 했다. 괜히 고생만 할 바에는 업체 부르는 게 맞는데, 업체 선정하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스트레스였다.
휘센 에어컨을 쓰는 다른 곳은 어떤지 궁금해졌다
옆 사무실은 LG 휘센 천장형 에어컨을 쓰는데 거기는 냄새가 안 난다고 한다. 거기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청소 업체를 불러서 관리받는다고 했다. 우리는 그동안 필터 청소만 가끔 했으니 냄새가 안 나는 게 이상한 거였을지도 모르겠다. 시스템 에어컨이라는 게 설치할 때는 인테리어 깔끔하고 좋은데, 막상 관리에 들어가면 일반 스탠드형이나 벽걸이보다 훨씬 까다롭다. 사다리를 타야 하니 위험하기도 하고, 내부 냉각핀이나 송풍팬까지 닦아내려면 전용 세척제나 고압 세척기가 필요한데 일반인이 갖추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매년 적지 않은 돈을 들여서 청소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막상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니 관리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압 세척 장면을 보니 진작 부를 걸 그랬나 싶었다
결국 고민 끝에 근처 업체를 불렀는데, 오시자마자 능숙하게 커버를 벗기고 뜯어내기 시작했다. 내부를 보니 곰팡이랑 먼지가 뒤섞여서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 이걸 보고도 지금까지 썼다니 조금 찝찝해졌다. 고압 세척기로 안쪽 구석구석을 씻어내는데, 시커먼 구정물이 통에 가득 고였다. 15만 원 정도 들인 것 같은데, 땀 흘리며 사다리 오르내리고 냄새 때문에 스트레스받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게 속 편했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청소가 끝나고 나니 확실히 공기가 달라지긴 했다. 하지만 청소하신 분이 말하기를, 사무실은 사용량이 많아서 이렇게 닦아도 반년 뒤면 다시 냄새가 올라올 수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조금 허무해졌다.
깨끗해진 것 같아도 다시 냄새가 날까 봐 불안하다
청소를 마친 직후에는 상쾌한 바람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는데, 며칠 지나니까 또 미세하게 예전 냄새가 섞여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한 번 냄새를 경험하고 나니까 코가 자꾸 에어컨 쪽으로 향한다. 자동 건조 기능이 있다곤 하지만 매번 확실하게 마르지 않는 건지, 구조 자체가 문제인 건지 잘 모르겠다. 이제는 그냥 체념하고 여름마다 루틴처럼 청소 업체를 불러야 하는 건가 싶다. 에어컨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건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험하게 쓴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은 냄새가 안 나니 다행이다. 다음에는 그냥 내가 직접 세척제를 사서 시도해 볼까, 아니면 그냥 속 편하게 매년 업체를 부를까 아직도 고민 중이다.

곰팡이 때문에 꽤 심각하더라구요. 제가 같은 상황이었으면 아마도 업체에 바로 맡겼을 것 같아요.
LG 휘센 에어컨은 냄새가 안 나던데, 시스템 에어컨 관리의 어려움이 딱 맞네요. 혹시 필터 청소 외에 다른 방법도 없을까 찾아봐야겠어요.